샤론이의 눈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2012/06/10 by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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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6일, 그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와이프가 임신한지 약 6개월이 되던 어느 날, 저는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후 와이프와 정밀 초음파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태명이 사랑이었던 우리 아기의 얼굴을 오래간만에 본다는 설레임만 가득했던 날입니다.



하지만 검사시간 내내 의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만 했고 1시간 가까이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심장이 많이 안 좋습니다. 우리병원에서는 안되고, 사실 4~5년 전 만해도 포기하는 증상인데요. 혹시 모르니까 아산병원으로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죄송하네요."



진단된 병명은 좌심형성 부전증후군입니다. 신생아 십만 명당 한 명꼴로 발병하고, 피를 전신으로 보내는 좌심실/좌심방/상행대동맥이 자라지 않아서 엄마 뱃속에서는 괜찮지만 출생 후 한 달 이내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100% 사망하는 심각한 심장 질환입니다. 수술을 한다 해도 생존할 가능성은 30% 미만이라고 하더군요.



더군다나 최소 세 번의 수술을 받아야 하고, 수술이 다 끝나도 심장이 반밖에 없기 때문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합니다.



사랑이 볼 생각에 기대가 부풀었던 우리 부부는 그날 밤이 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우리 아기 불쌍해서 어떡해. 내 심장이라도 떼서 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내가 죽어도 될 텐데."



아기가 태어나면 주려고 사 놓았던 곰돌이 인형과 배냇저고리 등 신생아용품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에 차마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었습니다.



이윽고 아산병원을 찾아가 진료와 확진을 기다리는 열흘 가량 저와 아내는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회사에 출근했는지도 기억이 나지를 않네요.



결국 아산병원에서 확진을 받고 예후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저희는 완전히 좌절해서 아기를 포기할 생각마저 했습니다. 한 달간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저희 부부는 극적인 시간을 통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길 바라는 부모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저희 부부는 온전히 누릴 수 없었습니다. 물론 사랑이가 잘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지만 태어나자 마자 우리 곁을 떠날 수도 있다는 그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이었죠.



저는 매일 밤마다 아내가 바르는 오일조차 마음껏 웃으며 발라주지 못했습니다. 꿈틀거리는 아내의 배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나와서, 마음이 아파서….



분명 제 아내도 마음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하루 하루 버텨냈을텐데 제가 너무나 약해서 힘든 마음에 위로해주기는 커녕 사랑해주는 것조차 어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샤론이의 탄생,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윽고 아기가 태어나던 날, 이틀 간의 진통 끝에 태어난 아기를 보며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울기만 했습니다. 태어나자 마자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우리 딸. 엄마한테 젖도 물리지 못하고,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한 채 온갖 장비에 둘러싸여 외롭게 싸워야 할 우리 딸 생각에 말이죠.



그래도 하루 딱 세 번 있는 면회시간에 잠깐이나마 딸의 얼굴을 보고 만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하루하루 견뎠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고, 수술을 해야 할 날이 되자 혹여나 흉터 없는 아기를 보는 것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1차 수술은 사실 교정은 하나도 하지 못합니다. 너무 어려서 사망 위험이 높아서 말이죠. 살 수만 있게 하는 임시 수술인 동시에 생존율이 가장 낮은 수술이었습니다.



3시간의 1차 수술 시간 동안 저와 제 아내는 정말이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추운 겨울 몸조리도 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병원에 왔다 갔다 한 제 아내와 외롭게 수술 받는 우리 딸에게 남편으로, 아빠로써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찢어 놓는 것 같았습니다.



감사하게도, 기적적으로 우리 딸은 그 힘든 수술을 잘 견뎌주었습니다.

 

수술 후 처음 눈 뜬 순간

▲ 수술 후 처음 눈 뜬 순간

하지만 심장 압력 조절을 위해 딸의 가슴은 열린 채로 침대에 누워있었고 그 모습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슴을 닫은 후 아내와 아기가 눈 맞춘 순간

▲ 가슴을 닫은 후 아내와 아기가 눈 맞춘 순간

1차 수술이 끝난 후 저희는 아기 이름을 ‘샤론’으로 지었습니다.



이스라엘 광야 한가운데 있는 비옥한 샤론 평야 같이 이 고난과 시련을 모두 이기고 건강한 아기가 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 딸은 잘 견뎌주었고 퇴원까지 해서 지금은 집에서 2차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차 수술은 실제 치료에 들어가는 수술이라 더 오래 걸리고, 더 큰 수술이지만 지금까지 잘 견뎌온 우리 아기이기에 분명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샤론이로 인해 사랑을 다시 알았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사랑과 기도로 같이 이겨내 준, 그리고 앞으로의 치료 과정도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될 나의 사랑하는 아내 지혜,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항상 기도해주신 부모님, 장인어른, 장모님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또한 제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 저를 위해 너무나 많은 배려를 해주시고 격려해주신준 네트워크 사업부 air 기술랩원분들 랩장님 이하 동료분들께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씀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어려운 시간이어서 같은 일을 하는 데에도 평소 몇 배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해와 배려해주신 것 정말 감사합니다. 회사에서 제공해준 여러 배려에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샤론이와 함께 우리 가족 더욱 힘을 내어 앞으로의 치료과정에서도 화이팅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샤론이의 귀여운 인사를 보내며

▲ 샤론이의 귀여운 인사를 보내며

네트워크 사업부 Air 기술랩 김요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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